유학파’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 영국 등 영어권 국가로 향하던 아시아 학생들이 최근 싱가포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싱가포르가 해외명문대 분교 유치에 힘입어 아시아권의 ‘신(新) 유학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는 프랑스 명문 경영대학원인 엥시아드(INSEAD)를 비롯해 미국 듀크대, 뉴욕 티쉬예술대 등 약 16개의 해외 명문대 분교가 자리잡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국제 교육중심국가’라는 기치 하에 2015년까지 유학생 15만명 유치를 목표로 해외 명문대 분교 설립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택이다.
현재 싱가포르 내 유학생은 약 8만명으로 지난 2001년 5만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유학생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베트남,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이제 싱가포르는 그동안 아시아권 유학생들을 상당수 흡수해왔던 호주나 뉴질랜드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다.
엥시아드 경영전문대학원 나라얀 판트 학장은 “싱가포르의 국제적 환경과 전략적 위치 때문에 이 곳에 아시아 분교를 설립했다”면서 “특히 아시아 유학생들에게 있어 싱가포르는 영국이나 미국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유학 역시 경제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엥시아드 싱가포르 캠퍼스의 경우 1년짜리 경영학 석사과정에 드는 학비만도 7만2천 달러가 넘는 것.
게다가 싱가포르의 엄격한 검열제도 때문에 학문의 자유 침해를 우려한 몇몇 대학들은 분교를 철수하거나 분교 설립 계획을 접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관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국제 교육중심지라는 자국의 목표 달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학문의 자유에 대해서는 “우리는 건전하고 활발하며 사실에 기반한 지적 토론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싱가포르에 와 있는 수많은 외국 학생들과 교수진은 이 곳의 환경이 학문적 목표 추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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