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일본영화 거장전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는 지난 11월과 12월에 개최된일본영화거장전, 구로사와아키라, 오즈야스지로에 이어오는 2010년 2월에는 일본 영화의 3대 거장 중 한 사람인 미조구치 겐지 특별 DVD상영회를 개최한다 .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1898년~1956년

구로사와 아키라, 오즈 야스지로와 더불어 일본이 낳은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도쿄 출신. 1920년 감독 조수로 닛카츠(日活) 무코지마(向島) 촬영소에 입사.
1952년의 사이카쿠이치다이온나(西鶴一代女)부터 53년의 우게쓰이야기(雨月物語), 54년의 산쇼다유(山椒大夫)까지 3년 연속 베니스영화제 국제상을 수상하는 전인미답의 위업을 달성하며, 세계의 미조구치로서 그 이름을 떨쳤다. 이후의 수 많은 세계의 영상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침과 동시에 일본영화의 황금기를 창출했다. 그의 영향을 거론하는 영상작가들로는 프랑소와 트뤼포, 장 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아키 카우리스마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자끄 리벳, 테오 앙겔로플로스, 등 쟁쟁한 이들이 있다.

치카마츠이야기 近松物語(1954년작)

출연 : 하세가와 가즈오, 가가와 쿄코
상영시간 등 : 102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3일(수)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2월 22일(월) 오후 4시 / 신촌 더 스테이지

모헤이는 부유한 표구상 집안에서 달력 제작 전문으로 일한다.
주인집 마님 오상이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그녀에게 돈을 마련해주려다가 오히려 오해를 당해 오상과 불륜 관계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다. 주인의 분노를 알게 된 두 사람은 가출해서 비와호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같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에게는 진정한 애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목숨을 걸고 도피행을 계속하기로 한다.
미조구치의 영화 중에서도 특히 연애영화의 걸작이다. 처형당할 위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맹세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눈물을 머금지 않을 수 없다. 자유연애가 불가능했던 시대의 제약을 넘어서는, 궁극적인 연애영화라고 할만한 작품이다.

소문의 여자 噂の女(1954년작)

출연 : 다나카 기누요, 구가 요시코
상영시간 등 : 84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4일(목)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중년여성 하쓰코는 혼자 힘으로 교토에서 유곽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딸 유키코는 도쿄에서 음악학교를 다니던 중 실연을 당하자 자살을 시도했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하쓰코는 자신이 맘에 두고 있던 연하의 의사 마토바에게 딸을 진찰해달라고 부탁한다. 상심해있던 유키코는 점차 마토바와 친해지게 된다.
유곽을 운영하는 구식 어머니와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딸 사이의 갈등이라는 구도에 그 두 여성이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된다는 드라마틱한 설정이 덧붙여지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끝까지 지속시킨다. 미조구치 영화 중 지명도가 높은 작품은 아니지만 의외로 완성도가 높다

적선지대 赤線地帯(1956년작)

출연 : 교 마치코, 와카오 아야코, 고구레 미치요
상영시간 등 : 86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5일(금)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남자들이 하룻밤의 쾌락을 찾아서 출입하는 환락가.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이 세계는 실은 하루하루 절박한 삶을 살아가는 작부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살롱 ‘꿈의 고향’에는 이재에 밝은 야스미, 가출 소녀 출신의 미키, 실업자인 남편을 먹여 살리는 하나에 등 여러 여인네들이 남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마침 ‘매춘금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이 거리에도 여러 가지 파문이 일어난다. 자신들의 생계가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그녀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절박한 상황에 놓여진 작부들의 모습을 호화로운 캐스팅으로 그려낸 미조구치 여성영화의 최고봉이라 할만한 작품으로 그의 유작이 되었다. 이 영화가 제작될 당시 실제로 ‘매춘금지법’이 일본에서 제출되어 1956년 5월에 가결되었다. 그 시사성 때문에 개봉 당시 대히트를 기록했다.

우게츠이야기 雨月物語(1953년작)

출연 : 다나카 기누요, 모리 마사유키, 교 마치코
상영시간 등 : 97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8일(월) 오후 2시 / 신촌 더 스테이지
2월 19일(금)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2월 25일(목)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도공 겐주로는 전란의 혼란을 틈타 큰 돈을 벌 생각을 한다. 한편 그의 매제 도베이는 사무라이로서 출세하는 것이 꿈인 사내다. 한편 겐주로의 처 미야기는 돈은 못 벌더라도 가족간의 단란함이 훨씬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겐주로는 만들어놓은 도기를 팔러 도회지로 나가 상당기간 소식이 끊어진다. 그는 시장에서 어느 귀부인으로부터 물건을 배달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그녀의 아름다움에 한눈에 반하고 만다.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뛰어난 영상미. 인간의 어리석음의 근원을 파고드는 설득력 있는 스토리. 미조구치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일 뿐 아니라 후대의 영화작가들에게는 큰 영향을 끼친 영화이다.

게이샤 祇園囃子(1953년작)
출연 : 고구레 미치요, 와카오 아야코
상영시간 등 : 85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8일(월) 오후 4시 / 신촌 더 스테이지
2월 23일(화)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문인들이 많이 드나들기로도 유명한 전통의 화류가인 교토의 기온 거리. 이 거리에서 오랫동안 게이샤로 일해왔던 미요하루의 집에 어느 날 어린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은 에이코. 어머니를 잃은 그녀는 무희(마이코)가 되기를 원해 미요하루에게 찾아온 것이다. 제대로 된 무희로 키우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어떤 고생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에이코의 열성에 감탄한 미요하루는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요염한 중년 게이샤를 연기하는 베테랑 고구레 미치요와 젊은 무희를 연기하는 신인 와카오 아야코가 연기하는 영화 속 인물이 겹쳐지면서 영화에 깊이를 더해준다. 여성영화 감독으로서의 미조구치의 본령이 제대로 발휘된 주옥과 같은 영화이다.

산쇼다유 山椒大夫(1954년작)

출연 : 다나카 기누요, 가가와 쿄코
상영시간 등 : 124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10일(수)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2월 22일(월) 오후 2시 / 신촌 더 스테이지

여행 도중 인신매매범의 손에 걸려 모친과 헤어지게 된 주시오와 안주 오누이는 호족 산쇼다유에게 팔려가게 된다. 노예나 다름 없게 된 이 두 사람은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모친과의 재회를 꿈꾸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로부터 십 년 후 여전히 산쇼다유의 수용소에 갇혀있는 이들은 어느 날 새로 들어온 젊은 여인이 부르는 노래에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헤이안시대를 배경으로 부모 자식간의 애정 그리고 인신매매 등의 인권문제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단순한 이슈로서의 사회성을 인간 조건의 비극성에까지 다다르게 하는 걸작이다.

양귀비 楊貴妃(1955년작)

출연 : 교 마치코, 모리 마사유키
상영시간 등 : 98분, 컬러,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16일(화)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2월 24일(수)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당나라의 현종황제는 깊게 사랑하던 처 무혜비를 잃고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측근들은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여인을 백방으로 찾았지만 어느 누구도 현종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 정치적 야심을 갖고 있던 안록산은 어느 날 양씨 집안 부엌에서 양옥환이라는 아가씨를 발견하고는 그녀를 황제에게 추천한다. 현종은 죽은 황후와 많이 닮은 그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미조구치 최초의 컬러 영화로 호화로운 궁정을 무대로 한 역사물이다. 현종이 양귀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국 당제국을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미조구치는 남녀간의 슬픈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정감 넘치는 대작이다.

오유님 お遊様(1951년작)

출연 : 다나카 기누요, 오토와 노부코, 호리 유지
상영시간 등 : 95분, 흑백, 15세관람가. DVD
상영일시 및 장소
2월 18일(목) 오후 3시 /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오시즈라는 아가씨와 맞선을 본게 된 젊은 골동품상 신노스케는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언니인 오유에게 더욱 끌리게 된다. 미망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오유는 그런 신노스케의 마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시즈에게 결혼을 권한다. 오시즈는 신노스케가 자신보다 언니에게 더 끌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두 사람의 가교 역할을 해주기로 결심하고 결혼을 받아들인다.
다니자키 주니치로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세 남녀의 복잡한 감정의 흐름을 유려하게 담아내고 있는 걸작이다. 미조구치의 다이에이(大映)영화사에서의 첫 작품으로 촬영감독 미야가와 가즈오와 처음으로 콤비를 이룬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