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 학생"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명문 대학교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거나 "과학기술 분야에 주로 많다"같은 관념과 연결돼 있으며 "소수계의 전형"이라는 평을 얻기도 한다. 이런 관념 때문에 미국에는 "MIT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약자가 아닌 대만산(made in Taiwan)의 약자"라는 농담도 있다.

하지만 이런 관념들은 실제 아시아계 학생들의 모습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아시아계"라는 말도 지나치게 범위가 넓어서 단일 집단으로 일컫기조차도 힘들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뉴욕대학의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뉴욕대학이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 시행기관인 미국 대학위원회와 주요 아시아계 교육계 인사들과 함께 작성한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03년 아시아 및 태평양 제도 출신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학사학위를 받은 분야는 경제와 경영, 사회과학 혹은 인문학이었다.

같은 해에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부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 중 아시아계는 32%로 나타났지만 이들 중 80%는 미국인이 아닌 유학생들이었다.

미국인 가운데 아시아계가 5%를 차지하지만 주요 대학 학부생 중에서는 10%를 넘어간다는 집계 결과 역시 통계를 작성한 대학에서 아시아계 미국인과 아시아 국가 출신 유학생을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SAT 점수 또한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재산이나 학력과 상관 관계를 보였다.

특히 연방 정부의 "아시아 및 태평양 제도 출신 미국인"이라는 범주에는 사모아인부터 스리랑카인에 이르는 수십가지 인종이 모두 포함되는 등 지나치게 광범위하며, 따라서 이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이 일정한 경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 범주를 고집할 경우 학업 성취 요인을 따질 때 제도적 부분보다 학생 개인의 노력 쪽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뉴욕대학의 로버트 테라니시 교수는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학업 우수자 집단에 많이 포함돼 있지만 성적이 저조한 집단에도 그만큼 포함돼 있다는 점, 그리고 학생들의 출신 인종 구성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을 일깨우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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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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